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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반도체 한국 추월 |
[서울=노년신문]성수목 기자 = 최근 한국의 반도체 분야에서 심각한 위기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과기평가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전문가 3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한국이 반도체 핵심 기술 5개 분야 중 4개 분야에서 중국에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조사에서 한국이 메모리와 센싱, 패키징 분야에서 중국을 앞섰던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고집적 메모리, 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력반도체, 차세대 고성능 센싱 등 4개 분야에서 중국에 뒤처졌으며, 첨단 패키징 기술 분야에서는 중국과 동등한 수준으로 평가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기술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정부의 리더십 공백과 트럼프발 통상 위협 등 내외부의 어려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조사는 과기평가원이 2년 주기로 실시하는 기술수준평가의 일환으로, 대학교수, 산학연 연구원, 대기업 및 중소기업 종사자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하였다. 보고서는 한국이 반도체 기술 생애주기 기준으로 공정과 양산 기술에서는 여전히 중국을 앞서고 있지만, 기초·원천 연구와 설계 기술에서는 중국에 뒤처져 있으며, 주요국 중 최하위 수준으로 평가되었다고 밝혔다.
한국의 전통적인 강점이었던 메모리와 센싱, 패키징 기술의 우위가 중국에 내주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한국의 반도체 산업뿐만 아니라 TV,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 다른 주력 기술 분야에서도 중국의 추격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TV 출하량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초대형 제품을 앞세워 처음으로 한국을 추월했으며,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들이 삼성과 LG의 점유율을 위협하고 있다.
정의진 과기평가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한국이 전략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는 핵심 기술력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며, “산업계의 인력 양성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와 해외 전문 인력 유치를 위한 이민 정책 등 인재 확보 노력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에 대한 심각한 경고로 작용할 수 있으며, 정부와 산업계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