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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영업점에 붙은 대출 안내문.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가계대출 금리가 단기간에 1%포인트까지 상승할 경우 최대 4배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올해 1분기(1~3월) 기준 가계대출연체액이 1조7000억원, 연체율이 0.2%인 것을 감안하면 연체액은 2조7000억∼5조4000억원, 연체율은 0.32∼0.62%포인트 늘어 약 2.6∼4.1배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6일 '금리인상과 블랙스완의 가계대출연체율 영향 및 시사점' 분석 결과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은행권 가계대출은 잔액기준으로 2011년 1분기 435조1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868조5000억원으로 지난 10년간 연평균 7.0% 증가했다.
가계대출이 이처럼 빠르게 늘어난 것은 경제활력 둔화로 인한 가계소득원 약화와 가계대출 중 60∼70%를 차지하는 주택 담보대출이 주택가수요로 인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게 한경연의 분석이다.
실제로 은행권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잔액기준 2011년 1분기 294조1000억원(가계대출의 67.6%)에서 올해 1분기 598조9000억원(가계대출의 69.0%)으로 연평균 7.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 가계대출 연평균 증가율 7.0%보다 0.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금리인상으로 인한 시중 가계대출금리 상승이 가계대출연체율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한 결과에서는 가계대출금리가 1%포인트 높아지면 은행권 가계대출연체율은 0.32%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현재 은행권 가계대출잔액이 868조5000억원임을 감안하면 가계대출연체 증가금액은 2조7000억원이다.
또 가계대출금리가 인상되는 상황에서 '블랙스완'처럼 예상하지 못한 이례적 사건이 함께 발생하는 경우 가계대출연체율이 0.62%포인트 높아지고 연체액은 5조4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블랙스완은 발생 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발생시 엄청난 파급효과를 불러오는 일을 가리키는 말로 2008년 미국 금융규제완화(초저금리 정책)로 촉발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시장이 의도한 방향과 다르게 흘러가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산됐던 사례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아울러 한경연은 가계대출금리의 인상과 함께 주택가격하락, 경제성장률 둔화가 복합적으로 나타날 경우 가계부실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경연은 "최근 은행권 가계대출연체율이 0.2% 수준이고 분기별 은행권 가계대출연체금액도 1.7조 원대에 불과하지만 델타변이발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국내외 경기하강 리스크가 매우 높아 통화정책의 급격한 기조전환은 연체율 급등이라는 부작용이 초래될 소지가 있다"며 금리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가계의 소득원을 확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