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전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고(故) 정진석 추기경 빈소가 마련된 서울 명동성당에서
신도가 조문하고 있다.(사진=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정진석 추기경께선 '항상 행복하세요. 행복이 하느님의 뜻입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는 28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 2층 로비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이 지난 27일 선종(善終)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지낸 우리나라의 두 번째 추기경인 정진석 니콜라오(1931~2021)가 지난 27일 오후 10시15분 노환으로 서울성모병원에서 선종했다. 향년 90세
허 신부는 "정 추기경님은 염수정 추기경, 주교들, 사제들, 수녀님들과 주치의 김영균 교수님과 의료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주 편안하게 눈을 감으셨다"며 "정 추기경은 오래전부터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세요, 행복하게 사는 것이 하나님의 뜻입니다'라고 자주 말씀하셨다. 이 말씀이 정 추기경님의 마지막으로 남긴 말씀"이라고 전했다.
허 신부는 정 추기경의 유언에 대해 "정 추기경님은 오래전부터 노환으로 맞게 되는 자신의 죽음을 잘 준비하고 싶다면서 2018년 9월27일 연명의료계획서에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서명했다"고 밝혔다.
생전에 가정과 생명운동을 이끌었던 고인은 2006년 자신이 서약한 뇌사 시 장기 기증과 사후 각막 기증이 실시될 수 있도록 의료진에게 부탁했다. 고령으로 인해서 장기 기증에 효과가 없으면 안구라도 기증해서 연구용으로 사용해 주실 것을 연명계획서에 직접 글을 써서 청원한 바 있다.
고인은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 장기 기증 의사를 밝혔고 선종 후 서울성모병원 안과 양석우 교수의 집도로 각막 기증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정 추기경은 자신의 수입도 기증했다.
허 신부는 "추기경님은 모든 당신의 수입을 비서 수녀님께서 관리하셨는데 이미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지난달 이미 다 필요한 곳에 기증을 한 바 있다"며 "3월 통장에 있는 잔액 모두를 명동 밥집 1000만원, 아동신한교육 그리고 선교장학회에 5000만원을 기증했다"고 전했다.
이어 "당 신의 장례비를 남기겠다고 하셔서 모든 사제가 평생 일한 교구에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그것은 교구에서 거절했다"고 말했다.
고인의 통장 잔액은 지난달 모두 소진됐고 현재 약 800만 원 정도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허 신부는 "이 돈도 그동안 수고해 주신 의료진과 병원에서 수고해준 모든 분들에게 선물하라고 말씀을 남겼다"고 덧붙였다.
고인의 장례는 교구 방침에 따라서 5일장으로 진행된다. 28일부터 30일까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명동대성당에서 일반 신도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서 조문할 수 있다. 화환과 조의금은 받지 않는다
입관은 오는 30일 오후 5시에 염수정 추기경 주관으로 이뤄진다. 장례미사는 31일 오전 10시 명동대성당에서 염 추기경의 집전으로 봉헌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