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내년 대통령선거와 관련 "강력한 대통령 후보자가 밖에서 새 정치 세력을 규합해 대통령 선거 캠프에서 대통령 출마를 하면 그것도 가능하다고 본다"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대선 직전 중도 신당 '라 레퓌블리크 앙 마르슈'(Republique en Marche. 전진하는 공화국)을 창당한 것을 거론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유력 야권 후보가 바깥에서 대선 준비를 한다면 가능성이 없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가 20% 이상 30% 가까이 나오니까 별의 순간을 포착한 것만큼은 틀림없는 것 같다"며 "그걸 앞으로 어떻게 전개할 것이냐만 남았는데 윤 전 총장이 새로운 정치 세력을 갖고 출마하면 그 자체가 대통령 후보로서 준비하는 것 아닌가"라고 전했다.
이어 "제3지대와는 다른 개념"이라며 "예를 들어서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할 때 누가 그 사람 보고 제3지대라고 한 적이 없다. 스스로 새 정치 세력을 형성해서 대선 출마하고 당선 되니까 전통적인 두 정당이 무너지고 마크롱 대통령의 앙 마르슈가 다수 정당이 되는 형태로 갈 수도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자체적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고 있으면 국민의힘을 따라 가는 후보가 생길 수도 있고 외부에 큰 대통령 후보가 새로운 정치 세력 갖고 대통령 출마하면 거기에 국민의힘이 같이 합세하는 방법이 있을 수도 있다"며 양쪽의 가능성을 다 열어뒀다.
국민의힘이나 윤 전 총장을 도울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정치를 그만 하려고 한다"면서도 "나라의 장래 위해서 일정한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면 그 때 가서 생각해보고 결심할 것이다. 국민의힘도 그렇고 윤 전 총장도 그렇고 양쪽이 어떻게 결심 하는지를 지켜봐야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윤 전 총장과 연락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 연락이 없다"고 부인했다.
제3지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전 위원장은 "제3지대라는 말 자체가 의미도 없고 제3지대가 있어본 적도 없다"며 "대선을 앞두고 고건 전 총리나 반기문 전 총장이 대권후보 반열 올랐다가 그만 뒀을 뿐이지 그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제3지대를) 시도해본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 전 의원 경우는 새로운 정치세력을 내세우면 어떻겠냐는 생각으로 시도하는 것 같다"며 "그 자체(새로운 정치세력)를 제3지대라고 이야기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구분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당연히 나는 국민의힘 대표로 국민의힘 후보를 단일후보로 만드는 게 책무라고 생각했는데 그 과정에서 당 소속 중진, 밖에 나간 분들이 우리 당 후보를 신뢰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후보로 해야겠다는 모습들 보였다"며 "당 내부에 있을 때도 이 당이 과연 정상적인 당이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왜 여당이 패할 수밖에 없었나를 제대로 분석하고 당이 내년 대선 준비 과정에서 확고한 지지 기반을 만드는 게 1차 과제"라며 "당이 내년도 대통령 선거 기반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막연히 합당이니 뭐니 한다. 합당은 실체 없다. 왜 그런 데 쓸데없이 시간을 소비하나"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개헌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우리나라 대통령제가 가진 문제가 다 노정돼있어서 대통령제는 앞으로 그만해야하지 않냐는 생각을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내각제 개헌 방법밖에 없는데 그건 양쪽 정당이 어떤 의지를 가졌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