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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봄의 상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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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 文壇 - 仁谷 김성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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仁谷 김성근
느릿한 걸음으로
인적 없는 산길 걷노라면
아직 삭지 않은 낙엽 사이에
보일듯 말듯 노란 양지꽃
가벼운 옷자락에 스치는 실바람은
생강나무 노란 꽃에 길손이 되고
내 발걸음 멈추게 한 긴 행렬은
부지런한 개미들 이사가는 길
손길 끊겨 거칠어진 옛 무덤 터
둔덕에 앉아 잠시 쉬노라면
수줍은 진달래는 시골 새악시
고개숙인 할미꽃 찾은 벌 손님
온갖 상념 피어나는 무상한 봄
고향 찾는 두견이는 어디쯤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