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공단이나 경제특구에 입주한 업체들이나 업종, 그들의 국적을 분석해 보면 그 공단의 특성이나 설립목적, 비교우위와 경쟁력까지 분석해 낼 수 있다.
1. 입주업체 분석
1) 분류
남북경협 첫 실험장인 개성공단에 정부는 중소기업과 그들의 고유업종 제품에 한해 참여 우선권을 부여 하였기 때문에 외국기업이나 재벌, 대기업의 직접 참여는 없었다.
개성공업지구 지원재단의 자료에 의하면 124개 입주기업 중 주업종별로는, 섬유가 58%, 기계금속 19%, 전기전자 11%로 분류 된다.
통일부 자료를 보면 생산방식은 남측 모기업의 임가공 생산업체가 83.2%로 대부분이고 완제품 생산업체가 74.8%, 모기업 생산 전부를 담당하는 업체가 56.9%다.
2) 자본금 규모
통일부자료에 의하면 자본금 규모가 50만 불 이하인 업체가 42.1%, 50만~200만 불 33%, 200만 불 이상은 24.8%로 대부분 소규모 자본의 기업들이다.
산은경제연구소 자료에 의하면 매출규모로 구분할 경우 매출 500억 원 이상 기업은 17%에 불과했고 5억 미만이 25%나 되었다.
3) 재무구조
2013년 통일부의 '개성공단 입주기업 경영 투자환경 개선방안' 보고서에 의하면 , 기업의 안정성 지표인 부채비율(부채 나누기 자기자본)과 자기자본 비율(자기자본 대비 부채 비중이 100%가 정상 재무구조)이 나와 있다.
입주기업 평균자산이 33억 9000만 원, 평균 부채는 26억 3100만 원, 자기자본 평균이 7억 5900만 원이므로, 입주기업 평균 부채비율은 346.7%(국내는 평균 52.7%, 한국은행 자료)나 되어 그들의 재무구조가 극히 불건전함으로 나타났다.
4) 업종별 부채비율
평균 부채비율을 업종별로 보면 섬유가 501.5%(국내 169.4%), 기계금속 1575.4%
(국내 158.2%), 잡화 316.7%(국내 176.61%)나 된다.
이미 입주기업 27개사 23%가 매출 10억 원 미만으로 이미 자본잠식 상태였다는 점은 충격적이며 공단 전체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이미 예상했었다.
5) 분석
대부분의 입주기업들은 자기자본 비율과 재무구조 안정성이 극히 취약한 상태였으며 뿌리가 약하고 파이낸싱(Financing)에 한계가 있는 전형적 약소기업들이었다.
저렴한 노동력 외에 정부의 금융지원정책, 세제 혜택, 남북경협보상보험 등의 홍보에만 의지하고 소자본으로 개성에 몰려 들었다는 증거다.
실제 2014년 현대경제연구원 설문조사를 보면, 입주기업체의 88.9%가 입주배경으로 저렴한 노동력과 특혜라고 응답했다.
이런 결과는 개성공단 사업의 상징성 때문에 지속적으로 많은 지원혜택과 손실보상 장치가 유지될 것이고 결코 손해 볼 일이 없을 것이라는 참여기업들의 시각이 지배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참여업체들 중 대기업과 재벌의 직접 참여도가 낮았던 것은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을 우대했던 정책이 큰 이유 중의 하나였다.
미래예측 및 분석력이 뛰어난 대기업들은 이미 기업외적인 불확실성을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적극 나서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 된다.
외국기업 다국적 업체들의 참여가 전혀없이 남한기업 뿐이었다는 점에서 정치적 군사적 리스크가 높은 남북공동 프로젝트였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즉 남북경협 첫 실험사업은 순수 경제논리만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정치적 문제가 깊이 내재된 북한지역내에 설립된 남북한만의 공단이라는 취약점을 안고 출발했다.
2. 개성공단의 경제성
남북 경협사업은 양측의 바라보는 시각과 기대치도 상호 다른 경제적 정치적 복합목적으로 출발했다. 그렇기 때문에 순수한 경제논리와 동시에 정치적인 목적 양면으로 접근하여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경제성 즉 입주기업들의 손익을 살펴보자.
2012년 10월 통일부 용역 연구자료 '개성공단 입주기업 경영 투자 환경 개선방안' 에 의하면, 2011년까지 입주기업 80%가 적자이거나 당기순이익 1억 미만 업체들이고 흑자기업은 15곳도 안 된다.
정치적 군사적 영향이 없었던 2009~ 2011년 3년간 118개 입주업체 평균 당기순이익 규모는, 2009년 -2억 7200만원(적자), 2010년 -1억 3400만원(적자), 2011년 -1400만 원(적자)였다.
즉 3년간 영업적자 기업이 52곳(44%), 기업매출 1억 이하~3억 미만은 49곳(42%)이나 된다.
입주기업 중 86%가 영업손실 또는 영업이익이 3억 원 이하였고, 흑자업체는 1억 원 이하 32개사, 1억 이상이 27개사로 나타났다.
2012~2015년 영업결과를 보면, 이 기간 동안에는 생산액과 고용 노동력도 늘어나서 영업결과가 흑자기조로 반전 될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2013년 4월 북측의 5개월 동안 근로자 전원철수로 가동중단, 2016년 2월 남측의 공단폐쇄조치로 남북이 교대로 개성공단을 뒤흔들어 놓으면서 경협사업의 경제성을 대규모 손실사업으로 추락 시키고 말았다.
2012년 공단의 총생산액은 4천 685만 불이었으나, 2013년 5개월 북측에 의한 가동중단으로 총 1조 566억 원의 손실(입주기업협회 자료 2013.6.25)이 발생했다.
2014년은 총생산액이 4억 6997만 불, 2015년은 5억 6330만 불이었으나, 2016년 2월 남측의 개성공단 폐쇄조치로 총 1조 5404억 원의 실질피해 손실이 발생했다(개성공단 입주기업 비대위 자료).
그러나 2016년 당시 정부가 조사해서 인정한 입주기업 피해손실액은 총 7779억 원으로 그 중 4838억 원은 보상이 완료된 상태였다.
공단가동 이후 2012년부터는 상장기업 포함 약 15개 미만의 입주기업들은 흑자를 기록하며 매년 10%이상씩의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의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모기업의 주가상승에도 부분적으로 기여했다.
결론적으로 공단사업의 순수 경제성 측면에서 보면 순이익 흑자를 내기 시작했었으나 기업활동 외적인 사유가 발생 즉 정치적 동기로 인해 남북의 첫 경협사업에 대규모 손실을 안겨 준 셈이었다.
따라서 다국적 기업들의 참여가 없는 남북한만의 경제특구로 정치 군사적 상황의 영향에 지극히 취약하다는 우려가 사업의 진행과정에서 실제 현실로 나타난 시범사업이었다고 할 수 있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