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비서 등을 성폭행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오정희 부장검사)는 지난달 23일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로 안 전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2명의 피해자 중 일단 전 충남도 정무비서 김지은씨가 고소한 혐의와 관련해서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두 번째 폭로자인) A 씨가 고소한 부분은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이 안 전 지사에게 적용한 ‘피감독자간음’ 혐의는 용어 차이일 뿐 고소인들이 주장해온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과 같은 의미다.
검찰은 안 전 지사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점, 과거의 지위와 영향력을 고려할 때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 점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의 법률 대응을 지원하는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전성협) 배복주 대표는 “피해자들이 안심하고 재판을 지켜볼 수 있도록 법원이 신중한 판단을 내려 주기를 바란다. 영장심사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충남도 전 정무비서 김지은 씨는 지난해 6월부터 8개월에 걸쳐 해외 출장지와 서울 등에서 총 4차례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지난 5일 폭로했고, 이튿날 검찰에 고소장을 냈다.
안 전 지사가 설립한 싱크탱크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직원 A 씨도 2015년 10월부터 2017년 1월 사이 3차례의 성폭행과 4차례의 성추행을 당했다며 이달 14일 안 전 지사를 고소했다.
안 전 지사에게는 김씨가 제기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피감독자 간음)·추행, A씨가 주장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피감독자 간음)·추행 및 강제추행 혐의가 걸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