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취시 심각한 중독증상을 일으키는 독버섯에서 새로운 항암물질이 발견됐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김기현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인체에 치명적인 독버섯으로 알려진 ‘붉은사슴뿔버섯’에서 유방암세포 생장을 억제하는 새로운 유용 물질을 발견했다고 3일 밝혔다.
과학원은 이번 공동연구에서 붉은사슴뿔버섯으로부터 총 8가지 천연물질을 분리했으며 이중 5가지 물질이 유방암 세포를 사멸시키는 능력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5가지 항암물질(화합물명)은 사트라톡신(satratoxin) I, 로리딘(roridin) E, 사트라톡신(satratoxin) H, 12'-에피사트라톡신(episatratoxin) H, 트리크베리톤(trichoverritone)다.
특히 로리딘 E(roridin E)는 현재 유방암 치료물질로 알려진 독소루비신(doxorubicin)보다 약 500배 이상 강력한 항암 효능을 보였다. 또 공동연구팀은 붉은사슴뿔버섯의 중독증상 원인 독소물질로 알려진 트리코테신(trichothecene) 유도체 화합물 8종의 명확한 분자구조를 분석해 학명분류 과정인 동정작업을 마쳤다.
이어 신물질로 확인된 3종의 화합물을 각 마이오파이토센 D(Miophytocen D), 로리딘 F(Roridin F), 사트라톡신 I(Satratoxin I)로 이름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유용성을 인정받아 미국 생약학회로부터 출간되는 천연물화학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저널 오브 내추럴 프로덕츠(Journal of Natural Products)’의 82권에 최근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논문명은 Macrocyclic trichothecene mycotoxins from a deadly poisonous mushroom, Podostroma cornu-damae다.
과학원 박현 산림생명자원연구부장은 “독을 없애는 데 다른 독을 쓴다는 이독제독(以毒制毒)처럼 독버섯의 독소물질에서 오히려 사람을 살리는 버섯의 효과를 찾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버섯 연구를 통해 항암, 항우울 억제제 등 새로운 약리기능 발굴 연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김기현 교수는 “일본에서 붉은사슴뿔버섯을 섭취에 따른 인명피해 사고가 속출하자 이 버섯에 대한 독성연구는 진행됐지만 이 버섯의 유용성에 대해서는 연구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향후 연구를 심화해서 의료계에 도입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