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승리 카톡방’에서 ‘경찰총장’으로 언급된 윤모 총경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와 관련, 경찰이 ‘혐의 없음’(불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넘길 계획이다. 윤 총경은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만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진다.
윤 총경의 부탁으로 수사 상황을 알아봐 준 전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 2명은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송치된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5일 윤 총경과 윤 총경의 부탁으로 몽키뮤지엄 단속 상황을 확인해 준 전 강남경찰서 경제팀 소속 A경감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경찰은 당시 몽키뮤지엄 단속 수사를 담당했던 전 강남경찰서 경제팀 소속 B경장에게는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방침이다.
경찰은 윤 총경에게 제기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결과 확인된 접대금액이 청탁금지법에서 규정한 형사처벌 기준(300만원)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다만 윤 총경이 유리홀딩스 대표 유인석(34)씨로부터 접대 받은 사실이 청탁금지법상 과태료 처분대상에 해당된다고 판단해 청문감사 기능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윤 총경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와 관련, 경찰은 윤 총경과 유씨 등에 대해 계좌내역과 카드사용내역 등을 조사해 2017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 사이 윤 총경이 유씨와 식사 6회, 골프라운딩 4회를 함께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경찰은 윤 총경이 유씨를 통해서 3회에 걸쳐 콘서트 티켓을 제공받은 사실도 확인했다.
유씨가 윤 총경을 상대로 제공한 골프 접대 비용은 총 93만9625원, 식사 비용은 총 35만8016원, 콘서트 티켓 비용은 총 138만3766원으로 조사됐다. 윤 총경도 유씨와 식사, 골프 등을 하며 100여만원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 부분과 관련해 윤 총경에게 뇌물죄와 청탁금지법 모두 적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봤다.
경찰은 유씨의 몽키뮤지엄 단속 상황을 알아봐준 시점과 최초 골프 접대 시점이 1년 이상 차이 나는 점, 당시 윤 총경의 직책·접대금액·횟수, 윤 총경이 일부 비용을 부담한 점, 접대 시점에서의 별도 청탁이 확인되지 않는 점 등으로 볼 때 단순히 장기간 동안 여러 번에 걸쳐 친분을 쌓은 행위라고 봤다.
청탁금지법과 관련해서도 경찰은 윤 총경이 유씨로부터 제공받은 것으로 확인한 금액이 2년에 걸쳐 268여 만원에 불과해 청탁금지법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청탁금지법상 형사 처벌 기준은 1회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 300만원 초과다.
전광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