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의 잎에 들어있는 강력한 항산화 물질인 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EGCG: Epigallocatechin gallate)와 당근 등에 들어있는 페룰산(FA: ferulic acid)이 알츠하이머 치매로 인한 기억력 손상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대학 의대 질카 신경유전학연구소(Zilkha Neurogenetic Institute)의 테렌스 타운 신경과학 교수 연구팀이 EGCG와 페룰산을 섞어 치매 모델 쥐에 투여한 결과 손상된 기억력이 회복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6일 보도했다.
실험 전과 후 치매 환자의 인지기능을 평가하는 데 쓰이는 사고력·기억력 검사와 거의 비슷한 일련의 신경정신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건강한 쥐는 Y 모양의 미로 3개를 순서대로 들어가 보면서 먹이가 있는 길 또는 나가는 길을 본능적으로 찾아냈지만 치매 쥐들은 헤매기만 했다.
그러나 3개월 후 EGCG와 페룰산이 함께 투여된 그룹의 쥐들은 사고력과 작업 기억이 완전히 회복돼 건강한 쥐들처럼 길을 잘 찾게 됐다.
그 이유는 EGCG와 페룰산이 뇌 신경세포의 아밀로이드 전구 단백질(APP: amyloid precursor protein)이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크기가 작은 단백질로 쪼개지는 것을 차단했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베타 아밀로이드는 뇌 신경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로 이들이 서로 뭉쳐서 플라크(plaque)를 형성하면 신경세포가 죽으면서 치매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페룰산은 홍당무, 토마토, 쌀, 밀, 귀리 등에 들어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생화학·분자생물학회( 학술지 ‘생화학 저널’(Journal of Biological Chemistry) 최신호에 발표됐다.
전광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