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륙에서 항일 투쟁을 벌여온 백범의 발자국을 치밀한 자료조사 끝에 이를 토대로 ‘조국을 남기고 님은 가셨습니다’라는 소설(고려원 발행)을 써 큰 인기를 끌었던 임인배 안양대 부총장이 “고령사회 위기를 극복하는 데는 1·3세대 동행이 가장 좋은 처방전이 될 것”이라고 주장해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임인배 부총장은 “젊은이들이여 지금 노인들을 원망하지 마라/ 고령사회의 위기는 그대들이 노인이 되었을 때 일어날 문제니까/라고 이성록 한국재활복지대 교수가 쓴 글처럼 고령사회에서 세대갈등은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방치했다간 사회적 비용이 엄청날 것”이라면서 “경북도의회가 제273회 정기회에서 조례를 제정하고, 2014년 10월 25일 ‘할배할매의 날’을 선포한 경북의 선견지명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했다.
임 부총장은 “‘할배할매의 날’로 전국에서 가장 앞서가는 경북의 효(孝)에 1·3세대 동행이 더해진다면 경북이 우리나라 정신문화를 이끌어 가는데 방점을 찍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지금까지 1·3세대 동행은 대한노인회를 중심으로 노인이 어린이에게 먼저 손을 내민 형국”이라면서 “초중고교생들이 이 노인들의 손을 자연스럽게 잡도록 교육현장에서 도와주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 없다. 많은 예산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임인배 부총장은 김천 지역사회에서 소문난 효자다. ‘아버지와 살던 집을 떠나지 않겠다’는 92세의 노모의 말씀 때문에 집으로 모시지는 못하지만 눈만 뜨면 제일 먼저 어머니께 안부전화를 드린다. 노인이라 아침잠이 없으시기 때문에 듬직한 목소리를 제일 먼저 들려주는 것이 다섯 형제 중 맏이인 자신이 할 일 이라는 것.
또 임 부총장을 주변에서는 성공의 아이콘이라고 부른다. 만세라도 부르고 싶었던 몇 장면을 골라 보라면 경북소년체전 100m 경기에서 우승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를 우선 꼽을 수 있다.
다음은 결혼 6개월 만에 ‘보리쌀 서 말만 있어도 안 한다’는 처가살이에서 반 지하 월세 방을 얻어 나왔을 때다.
명지대 앞에서 ‘실버시티’라는 돈가스 식당을 차려 대박 난 것 또한 꼽지 않을 수 없다. 그는 교사였던 아내와 맞벌이를 했지만 워낙 가진 것이 없이 맨주먹으로 신혼살림을 차렸기 때문에 29세 때 부업을 생각했다.
처음에는 거덜 날 정도로 장사가 안 되더란다. 그 때 친구 두 명의 도움을 크게 받았는데 한 명은 갑작스런 사고로 하지마비가 됐는데도 불구하고 휠체어를 탄 채 지배인을 기꺼이 맡아 준 친구 A였고, 다른 한 명은 특급호텔 주방장으로 있으면서 식당이 망할 지경이라는 고민을 듣고, 그 호텔 주방의 2인자인 셰프를 돈가스가게로 보내줬던 친구 B였단다.
전 보다 월급을 세 배나 많이 주는 주방장으로 바뀌고 난 뒤 3개월도 안 돼서 식당 앞에는 차례를 기다리는 긴 줄이 생겼다고 그는 회고한다. 돼지고기 한 근으로 돈가스 10개를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이 때 배운 것이라는 것.
또 한 번은 1996년 4.11총선에서 법무부장관과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한 정해창 후보를 물리치고 고향 김천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돼 주변을 놀라게 했을 때다. 임 부총장은 이 후 한나라당 3선 국회의원으로 상임위원장과 원내 수석부대표를 두루 거쳤다.
좌우명이 ‘단디 하고 하늘에 맡기뿌라’(盡人事待天命)라는 임 부총장은 덕천장학회 회장으로서 4000여 명의 학생들에게 그의 소설책 인세 수입 등으로 장학금을 지급해왔다. 그런데 그가 장학생을 선발하는 기준이 독특하다. 공부 잘하는 학생 1/3, 운동이나 예능특기자 1/3, 그리고 담임교사가 추천하는 발전가능성 있는 학생 1/3이 수혜자가 된다는 것이다.
행복한 삶과 사회적 가치를 묻는 질문에 임 부총장은 “가정의 행복은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행복의 주춧돌이며,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행복이 나라의 행복을 담보하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김용환 기자 oldage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