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어머니 육영수 여사가 서거한 광복절에 맞춰 그의 고향인 충북 옥천에서 열리는 추모행사가 올해도 민간행사로 치러진다. 이 행사를 개최하는 옥천군 애향회는 이달 15일 오전 11시 옥천여성회관 공원 내 육 여사 동상 앞에서 제44주기 추모식을 연다고 7일 밝혔다.
다만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옥천군 예산을 지원받지 않고 자체 재원으로 행사를 치르겠다고 덧붙였다. 옥천군은 2014년부터 이 행사에 253만원을, 육 여사 생일(11월 29일)에 맞춰 여는 탄신제에 700만원을 각각 지원해왔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 치러진 2016년 탄신제가 우상화 논란에 휩싸인 뒤 작년부터 탄신제 지원은 중단한 상태다. 대신 1989년 민간 주도로 시작된 추모식의 경우 30년 가까운 역사성 등을 고려해 좀 더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군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추모식 지원금 253만원을 보조금 형태로 편성해둔 상태다. 애향회가 이 돈을 받아가지 않으면 자동으로 불용처리된다.
애향회 관계자는 “추모식은 박 전 대통령과 상관없이 고향에서 마련하는 순수 민간행사”라며 “군비 지원과 무관하게 행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태로 야기된 국민의 분노가 육 여사한테 표출되는 것이 안타깝다”며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정치적인 해석을 경계했다.
육 여사는 1925년 옥천에서 태어나 옥천 공립 여자전수학교 교사로 근무하다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만나 결혼했다.
1974년 8월 15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북한 공작원 문세광이 쏜 총탄에 맞아 숨을 거둘 때까지 청와대 안주인으로 있으면서 육영사업 등에 힘썼다.
옥천읍 교동리에는 그가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낸 생가가 있다. 조선 시대 전통한옥인 이 집은 낡아 허물어진 것을 2011년 옥천군이 37억5000만원을 들여 복원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 탄핵과 구속 이후 이 집 방문객은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박연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