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노년신문] 성수목 기자 = 올 여름은 지난해보다 더 무더울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협심증·심근경색 같은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이 높은 당뇨병·고혈압 환자들의 건강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여름은 지난해보다 높은 기온이 8월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더운 여름철 반드시 유의해야 할 질환 중 하나는 ‘심혈관 질환’이다. 더위로 땀을 흘리면 몸 속 수분이 적어지게 되고, 혈액의 점도가 높아져 혈전(피떡)이 생성돼 급성 심근경색이 야기될 수 있다. 또 열을 발산하기 위해 말초 혈관을 확장시키는 과정에서 심장에 부담이 늘어나 노인이나 평소 고혈압, 당뇨, 심부전 등 심장질환 위험인자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심근경색을 비롯한 심혈관 질환은 국내 사망 원인 2위로, 골든타임을 넘기면 사망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지고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심혈관 질환은 40대부터 환자 수가 급격히 증가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심근경색 환자 중 40~60대 환자의 비율은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위험인자를 보유하고 있거나 병력이 있는 40대 이상은 심혈관 질환이 발병하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고령층으로 접어들면서 당뇨병, 고혈압과 같은 심혈관 질환의 원인이 되는 질환의 유병률이 증가해 더욱 유의해야 한다. 대한당뇨병학회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을 앓고 있는 성인의 경우 그렇지 않은 성인에 비해 관상동맥 질환의 위험이 2~4배,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3~7배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고혈압 환자의 경우 정상인에 비해 5년 더 빨리 심혈관 질환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려면 주요한 위험 요인이 되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기저질환을 꾸준히 예방해 사전에 관리해야 한다. 잘못된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흡연, 올바르지 못한 식습관 등은 심장 건강에 위협적이다. 비만과 흡연, 음주, 운동 부족 등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인자인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의 발병 원인이 되고, 심혈관 질환을 유발한다.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대표적인 생활습관으로는 ▲담배는 반드시 끊기 ▲술은 하루에 한 두 잔 이하로 줄이기 ▲음식은 싱겁게 골고루 먹고 채소와 생선 충분히 섭취하기 ▲가능한 매일 30분 이상 적절한 운동하기 ▲적정 체중과 허리둘레 유지하기 등이 있다.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갖고 있거나 병력이 있다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을 고려할 수 있다.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심혈관 질환 고위험군 환자에서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와 심혈관 질환 병력이 있는 환자에서 혈전 생성 억제를 통해 심혈관계 관련 사망을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경우 비치명적 심근경색은 23%, 주요 관상동맥질환은 18%, 심근경색, 뇌졸중 등 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과 중대한 혈관 사건은 12% 가량 감소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과 유럽 심장학회 가이드라인이 출혈 위험이 높지 않고 명확한 금기 사항이 없을 때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저용량 아스피린을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 이유다.
다만 고령일수록 약을 많이 복용하고 있을 확률이 높아 약물 간 상호작용을 고려해야 한다. 항응고제, 혈전용해제, 다른 혈소판 응집 억제제, 지혈제 및 일부 당뇨병 치료제는 저용량 아스피린과 함께 복용할 경우 출혈 위험성이 커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경훈 가천대 길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심혈관 질환은 고혈압이나 당뇨 등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 평소 좋은 생활습관을 잘 지켜 사전에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할 경우 잊지 않고 매일 한알씩 복용하는 것이 중요해 가족들이 함께 챙겨 주거나 알람을 설정해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면서 "만약 불가피하게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 중단을 고려해야 한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년신문 성수목 기자 kbs9@ms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