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바이든 '사흘 동행'…한미동맹 패러다임 전환 터 닦아[한미정상회담 결산]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경기 평택 오산 미 공군기지 항공우주작전본부를 방문해 인사하고 있다. 2022.05.22 |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11일 만에 미국 정상과의 만남을 성사시키며 외교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3일을 함께하며 산업, 경제, 안보를 아우르는 일정을 소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 "I trust you", 당신을 믿는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한미 정상은 '사흘간의 동행'을 통해 한미 동맹을 안보 분야에서 경제·기술 분야로 확대하는 패러다임 전환의 주춧돌을 놓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바이든의 2박3일, 한 단어로 설명하자면 '반도체'"
전문가들은 한미 정상의 2박3일을 한 단어로 설명하자면 '반도체'라고 입을 모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찾아 양측의 반도체 기술 협력을 강조했다. 반도체는 산업 동맹의 상징이다.
정용상 동국대 명예교수는 "한미동맹의 컨센서스(consensus) 재구축"을 했다며 "경제, 외교, 안보를 통섭으로 묶은 게 특징"이라고 이번 정상회담을 설명했다.
그는 안보에 중점을 뒀던 양국의 동맹 관계가 "경제, 산업으로 다양하게 통합됐다"고 방점을 찍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소장은 "한미 양국 관계의 패러다임의 전환이 벌어졌다"며 "안보에서 기술로 전환된 것이다. 군사에서 경제로, 양국 관계는 더욱 밀접해졌다"고 했다.
배 소장은 "미국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에 한국이 중요해진 것이다. 한국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세우고 투자를 하기 시작하면서다"며 "양측의 생존 의존성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힘 쓰고 있는 새로운 아시아 경제 통상 전략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에 참여한다는 점도 큰 성과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동맹의 복원, 포괄적 동맹의 확대"라고 평가했다.
◆尹 지지율, 바이든 방한 효과 볼까
정치는 타이밍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시점은 윤석열 정부의 출범 직후, 그리고 지방선거 직전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이 윤 대통령 지지율에 긍정적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여론조사 전문회사 한국갤럽 기준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평가는 4월 4주 43%, 5월 1주 41%에서 취임식 이후인 5월 2주 52%, 5월 3주 51%로 취임 초반 치고는 낮은 편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지지율 측면에서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효과를 볼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소장은 "국정 지지율을 누르고 있던 게 바로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라며 "그런데 미국 대통령이 용산에 온 것이다. 그가 차에서 내려서 집무실, 기자회견장으로 가는 모습을 국민이 모두 봤다. 국민이 봤을 때 느꼈을 소감은 '문제 없네'다. 지지율 상승을 막고 있던 게 '문제가 없다'고 느껴지면 지지율은 올라가게 된다"고 했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20일 발표한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 평가를 부정적으로 답한 이들의 24%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꼽았다(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이를 잘 활용한다면 지방선거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2018년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정부의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이슈가 이어지며 전국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오르는 현상이 벌어졌다. 당시 선거에서 민주당은 총 14곳의 광역단체장 자리를 확보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