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드 가입 희망한 韓에 美,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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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2.05.21 |
윤석열 정부가 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에 가입하려 했지만 미국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거부했다. 이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의 쿼드 가입 공약을 이행하기 어렵게 됐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22일 조 바이든 대통령 방한에 동행한 백악관 기자단과 가진 브리핑에서 "현재로선 한국의 쿼드 추가는 고려하지 않는다"며 "새 회원국을 생각하기보다는 (쿼드가) 이미 제시한 것들을 발전, 강화하는 게 지금의 목표"라고 밝혔다.
이로써 윤석열 정부의 쿼드 가입 공약이 실현되기 어렵게 됐다.
윤 대통령은 대선 공약집에서 "쿼드 산하 백신, 기후변화, 신기술 워킹그룹에 참여해 추후 정식 가입을 모색하는 점진적 접근을 추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통령실 역시 한미 정상 회담이 열린 지난 21일 설명 자료에서 "한국과 쿼드 간 협력의 유용성에 관해 한미 정상 간 공감대를 구축했다"고 밝혔지만 미국 정부는 하루 만에 거부 의사를 공식화 했다.
미국 조야에서는 그간 한국의 쿼드 가입을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가 포착됐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지난 2월 미국의 소리 방송에 "미국은 한국에 쿼드 가입을 압박하고 싶어 하지 않고, 당장 중국과 관계가 악화됐다고 해서 한국이 쿼드에 참여하는 것을 원하지도 않는다"고 미국 정부 기류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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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 정상 공동기자회견에 미국 측 참모진이 참석해 있다. 2022.05.21 |
쿼드가 중국 견제를 위한 기구임은 분명하지만 미국은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대중 압박 의도를 드러내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쿼드에 가입할 경우 중국에 대미 공세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쿼드 회원국인 일본 역시 한국 가입을 반기지 않았다. 일본은 한국이 가입할 경우 쿼드 내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반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쿼드 가입 불발로 중국이 한국에 보복을 가할 여지는 줄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쿼드에 가입할 경우 중국이 보복성 도발을 할 것이란 내다봤었다. 이강규 한국국방연구원 국방전략연구실장은 지난달 29일 '한국 신정부 출범에 대한 중국의 인식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중국은 한국의 쿼드 가입을 본격적인 대중국 견제의 신호로 간주할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 어선들의 대규모 불법 조업을 묵인한다든가 중국군 항공기들이 카디즈를 빈번하게 무단 진입한다든가 대한해협을 통해 중국 군함이 주기적으로 이동한다든가 하는 일들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