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념 무상으로 살자 모든 것 내려놓고, 칠십 사세의 인생에서 찾아온 이 몸뚱어리의 고난을 극복하자!
그동안 물어보지도 않고 아낌없이 써대었으니, 내 몸이 내 몸이 아닌 것을 모르고 함부로 다룬 탓으로 그만 불구 아닌 불구같이 되어 버려서 등은 굽고 허리는 펼 수가 없고, 뒷다리는 땅이 잡아당겨서 걸음을 걸을 수 없고, 왼쪽 엉덩이는 바늘로 찌를 듯이 아프고 다리를 타고 내려오는 마비의 증상과 엄지 발가락의 무감각은 허공에 떠 있는 것 같은 증상이 덜컥 겁나고 무섭다 못해 공포로 이어졌다.
어찌해야 하나!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생각과 궁리는 끝이 없으나, 방도가 없어 병원에 매달려서 7개월을 다니고 척추 시술을 네 번이나 했지만, 차도가 없고 몸만 야위어 가고 대책이 없는 것 같아서 불안만 가중되었다.
온갖 문헌과 SNS를 뒤져서 많은 사례와 많은 척추 의사들의 상담을 보니, 운동과 병행하는 운동요법이 좋다는 것과 적응하면서 살아 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한 번 해 보기로 했다.
지난해 6월 5일부터 병원은 가지 않고 운동을 시작했다. 다행스럽게도 내 집 가까이 온갖 기구가 설치되어 있는 산책코스가 있다. 매일 눈물을 머금고 극기 운동을 시작한 지가 100일쯤 되니까, 통증이 사라지고 허리도 펴지고 등도 세워지게 되었다.
7개월째 접어들면서, 많이 호전되었으나, 아직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 몸을 많이 쓰면 고통이 따르고 제자리로 돌아와 있는 느낌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우산을 쓰고라도 하루도 쉬지 않고, 죽기 살기로 운동을 하였다. 골다공증 주사를 6개월에 걸쳐서 세 번을 투약하고 칼슘 제를 처방 받아서 먹은 지도 육 개월이 되었다.
일 년이 되도록 호평동을 벗어난 적이 없었다. 전철 버스도 한 번도 타지 않았다. 화장 한 번도 안 했다.
크리스마스 날 은행에 볼일을 보러 가면서 처음으로 옷을 차려 입고 갔다 온 김에 며느리가 반짝반짝 꾸며 놓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혼자서 끼를 발산해 보았다. 우스꽝스럽게도….
일 년이 그렇게 흘렀다. 사는 것인지 죽는 것인지 모르게 살자 했었다. 코로나 19 전염병을 기회로 모든 활동을 접고 오로지 운동으로 건강을 회복하여야겠다는 일념으로 버텼다.
나이는 속일 수 없는 것인가! 하루라도 쉬면 몸이 굳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제 하나씩 자꾸만 망가지는 신체다.
어쩔 수 없이 이빨을 빼는 일이 벌어졌다. 몇 년 전에 다시 해 넣었던 이가 작년부터 염증이 생기고 아픈 것을 치료를 해도 그때 뿐이고 도저히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한 것 같아서, 2021년 1월 2일 일 년 만에 전철과 버스를 타고 서울 상봉동 동부시장 근처 치과에 가서 이를 뽑고 온 것이다. 육 개월 후에 뼈의 상태를 보고 임플란트 2개를 해 넣어야 한다고 한다.
골다공증 치료 중에는 치아를 할 수 없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살아가는 동안엔 고쳐 가면서 살아 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죽지 않는 담에야! 퇴행성 질환을 회피하고 불안에 떨 것이 아니라 순응을 해야 만 할 것 같은 나이가 되었다.
운동요법을 시작 한지가 꼬박 15개월이 흘렀다. 85%는 회복된 것 같다. 아스트라제네카 두 번 접종도 별 탈 없이 넘어갔다. 코로나19도 물러가고 연 말까지는 모든 것이 정상이 되기를 기원한다.
■작가소개 - 반윤희
□수필가 · 시인 · 서양화가 · 칼럼니스트
□한국문인협회 회원(전 남북 문학교류위원)
□국제 펜클럽 회원, 전 중랑 작가회 대표
□시조사 출판 100주년 기념 공모전 최우수상(논픽션)
□동서커피 문학상 수필 심사위원
□2019 제 2회 K-SKAF 아트페어 추천작가 전시
□현 : 한국엔지오신문, 노년신문, 남양주 명품타임즈, 객원기자
□수필집: 타이밍을 못 맞추는 여자. 맨드라미 연가. 소망의 황금마차. 내 인생의 앙상블(詩畵 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