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입당설에 벌써 삐걱?…국힘 당권주자 3人 '동상3몽'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의원들과 갈수록 접촉면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유력 당권주자 사이에선 윤 전 총장의 입당 시점을 놓고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내 전당대회의 관전포인트가 되고 있다.
향후 윤 전 총장의 행보에 따라 대선판이 크게 출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등판이 임박했다는 입당설이 불거지자 벌써부터 국민의힘 당내에선 다른 목소리가 제각각 분출하고 있다.
먼저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엄정 중립 쪽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버스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 선다"며 "절대 버스는 특정인을 위해 기다리거나 원하는 노선으로 다녀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공정하고 엄격한 룰로 경선을 관리하고 플랫폼화돼야 많은 주자들이 참여할 거라고 본다"면서 "안철수 대표와 홍준표 의원도 당 밖에 있다. 이분들 입장에서는 작금의 특정 주자를 위해 룰을 만드는 듯한 모습에 실망하고 주저할 수도 있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의 입당 시점에 따라 당내 대선 경선 스케줄이 변동되기보단 일관된 원칙하에 경선을 추진해야 당 안팎의 대선 주자를 불러 모을 수 있다는 의미다.
윤 전 총장의 입당이 가시화될 기미를 보이자 이 후보는 "우리 당의 버스에 올라타는 모든 분들을 환영한다"며 "안전하고 안락하게 모시겠다"고 환영했다. 또 "많은 대선 주자들이 찾을 수 있는 플랫폼이 되어야 하고, 우리 당원들은 새로 당에 들어오는 모든 당원들에게 당의 가치와 정책을 공유하고 서로 아끼고 지켜줄 의무가 있다"며 "(이는) 어느 누구인지를 막론하고 지켜야 할 대원칙"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을 영입하기 위한 적극적인 의지 표명이라기보다는 이 후보가 당대표가 될 경우 불거질 계파 논란을 의식한 측면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공정한 경선을 보장하고 특정 후보에 유리한 대선 룰을 강행해 최소한 불이익은 주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반면 나경원 전 의원과 주호영 의원은 윤 전 총장을 비롯한 당 밖에 있는 대선주자들의 입당 시기를 고려하자는 입장이다.
나 전 의원은 "이준석 후보가 정시성을 강조하는데 정류장을 중간에 탈 수도 있고 다음에 탈 수도 있다는 얘기하는데 윤석열 전 총장이 안 들어왔어도 출발해도 되느냐"며 "이렇게 우리가 먼저 출발하면 원희룡, 유승민 후보와 같은 당내 후보만 올라타게 되고, 그렇게 됐을 때 야권의 다른 후보들이 공정성에 의심을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는 우리의 경선열차를 추석이 지난 9월 말에 출발하겠다. 널찍하게 경선 출발일정을 정하고 그동안 충분히 야권후보를 모으는 작업을 하겠다"며 "성급하게 우리 후보만 출발시키면 다른 후보들이 들어오는 걸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너무 우리 스케줄을 서둘러선 안 된다"며 "야권후보들이 모두 함께 탈 수 있는 그런 원칙이 중요하다. 그래서 반드시 야권 통합후보를 만드는 길로 가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 입장에서 입당하려 했다가 (대선경선) 룰이나 이런 부분에서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려우면 주저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 후보의 특정 계파 편향성 논란도 걸고넘어졌다. 나 후보는 "이준석 후보의 우리 당 먼저 개문발차하자는 건 유승민 후보에 유리하게 하려는 게 아닌가"라며 "정말 우리 당만 개문발차하는 건 그런 걱정이 있지 않나"라고 우려했다. 어떤 식으로든 윤 전 총장과 당내 후보들을 같은 선상에서 출발시켜야 한다는 주장인 것이다.
주호영 후보는 윤 전 총장의 입당에 가장 적극적인 스탠스를 보이고 있다. 주 후보는 최근 "당대표가 되면 윤 전 총장을 즉각 입당시키겠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주 후보는 또 이준석 후보를 겨냥해서는 "모두가 들어와 한 번에 경선하는 방법과 달리 우리 당이 먼저 뽑고 출발한다면 그때까지 준비되지 않은 후보들이 단일화하기가 대단히 복잡하고 어렵다"며 "버스가 제시간에 출발한다면 그냥 갈 수 있다는 건데 자칫 잘못하면 야권분열 상태로 대선을 치를 수 있다"며 리스크를 지적했다.
특히 "자칫 우리 당 스케줄대로 일방적으로 진행하면 그것이 우리 당의 기득권으로도 비칠 수 있고, 야권분열의 단초를 제공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주 후보는 "우리가 너무 우리 스케줄 고집하다가 우리 당이 기득권으로 비쳐서는 안 된다"며 "열린경선, 공정경선이라고 하는데 그것 자체도 룰뿐 아니라 시간 자체도 그런 오해를 받지 않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