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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명지병원 김홍배 교수(가정의학과)와 중앙대학교병원 김정하 교수(가정의학과). (사진= 명지병원 제공) |
국제암연구기관이 피부암 증가를 이유로 발암물질로 규정한 햇빛을 충분이 쬐는 것이 악성 림프종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양대학교 명지병원 김홍배 교수(가정의학과)와 중앙대학교병원 김정하 교수(가정의학과)팀은 지난 1999년부터 2017년 사이 햇빛 노출과 악성 림프종 위험도 관련 26편의 문헌을 검색·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햇빛 노출이 악성 림프종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처음으로 규명한 이번 연구 논문에는 악성 림프종 환자 24만여 명의 자료가 포함돼 있다.
연구팀은 개인이 휴가기간, 일광욕 등을 통해 햇빛을 가장 많이 쬔 경우 비호지킨림프종(악성 림프종)의 발생 위험이 29%, 호지킨림프종(혈액암의 일종)은 33% 감소했다는 결과를 얻었다. 또 인공위성을 통해 거주지의 햇빛 노출 강도를 측정한 결과 햇빛을 많이 쬔 경우 림프종 종류에 따라 12~20%의 위험 감소가 관찰됐다.
특히 비호지킨림프종을 진단받기 5~10년 전 일광욕을 주당 4회 이상 시행한 경우 한 번도 시행하지 않은 경우보다 발병 위험이 25% 감소했다. 일광욕 횟수가 늘어날수록 발병 위험도 감소했다.
또 1년에 2회 이상 일광화상(햇빛에 노출되면서 피부에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이 발생하면 1회만 발생하는 경우보다 10% 가량 비호지킨림프종 발생이 감소했다.
김 교수는 “피부가 햇빛에 노출돼 합성량이 증가하는 비타민D는 악성 림프구 증식을 억제할 수 있고, 햇빛에 의해 생산량이 늘어나는 멜라토닌 또한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고, 세포자연사를 유도할 수 있다”며 “태양 자외선에 의해 생성이 증가하는 산화질소도 항암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분석은 관찰연구 만을 모았기 때문에 명확한 인과 관계를 규명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자외선 차단제 사용 유무를 고려하지 않았고, 햇빛을 충분히 쬘 수 없는 높은 위도 지역인 유럽과 북미로 한정된 점 등이 한계로 지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내용은 SCI급 국제 학술지인 '캔서 코즈 앤드 컨트롤(Cancer Causes & Control)’ 2021년 5월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