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비로 민주당 의원 전원에게 발송, 야3당 민주연구원 맹폭“집권여당이 엄중한 시기 총선 유불리만 놓고 계산”, “국정 책임질 자격 없다… 양정철 국민 앞 사죄하라”“아베 따라잡기 하나… 자발적 보고서인지 밝혀야”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지난달 31일 ‘한일 갈등이 내년 총선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가 유출된 데 대해 “충분한 내부 검토 절차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부적절한 내용이 나갔다”고 유감을 표했지만 보고서에 포함된 여론조사 결과가 외부에 공표되지 않은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민주연구원은 지난달 30일 ‘한·일 갈등에 관한 여론 동향’ 보고서를 대외비로 민주당 의원 128명 전원에게 이메일로 발송했다.
보고서에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 결과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여야 대응방식의 차이가 총선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이 78.6%로 절대 다수라는 내용이 담겼다. 또 “원칙적 대응을 선호하는 여론에 비춰 볼 때 총선 영향은 긍정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포함됐다.
논란이 된 ‘한일 갈등에 관한 여론 동향’보고서는 여론조사 업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7월 정례조사 결과를 참고해 작성됐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 보고서엔 KSOI가 외부에 공표하지 않은 결과가 담겨 있었다.
“한일 갈등에 대한 원칙적 대응을 선호하는 여론에 비춰볼 때 총선 영향은 (여당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민주연구원 보고서 내용이 바로 KSOI가 외부에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는 포함돼 있지 않은 내용을 근거로 한 것이었다. 이에 대해 KSOI 측은 “(해당) 비공개 설문 결과는 외부에 공표하지 않았는데, 누군가를 통해 유출된 것 같다”고 했다.
보고서가 공개되자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로 경제적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여당 싱크탱크가 이를 긍정적이라고 분석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양 원장은 이날 비공개 회의에 참석해 최고위원들에게 “보고서에 들어가는 상세한 내용은 보고받지 못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등록된 KSOI의 7월 정례조사 결과 보고서에는 민주연구원 보고서에 담긴 4가지 중 ‘여야 대응방식 차이가 총선에 영향을 줄 것’과 ‘자유한국당에 대한 친일 비판이 지지층 확대 효과는 크지 않다’는 내용에 해당하는 설문은 질문 문항만 있을 뿐, 이에 대한 응답 결과표는 공개되지 않았다. 얼마나 많은 응답자가 해당 질문에 찬성 또는 반대 응답을 했는지, 외부에서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민주연구원 보고서에는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여야의 대응방식 차이가 총선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이 78.6%”라고 했고, 또 “자유한국당에 대한 ‘친일’ 비판은 공감 49.9%, 비공감 43.9%”라고 응답 결과 수치가 명시돼 있다.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등 야3당은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한일 갈등이 내년 총선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낸 데 대해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로 우리 경제 근간인 반도체 산업이 오늘 내일을 장담 못 하는 지경이다. 8월 초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여부가 달려있는 엄중한 시기”라며 “정작 집권여당 민주당은 총선에 유불리를 놓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민주연구원의 보고서가 문재인 정권의 실체이자 영혼이다. 나라가 기울어도 경제가 파탄 나도 그저 표만 챙기면 그뿐인 저열한 권력 지향 몰염치 정권의 추악한 민낯”이라며 “수습할 생각 대신 국민 정서에 불을 지피고 그 정서를 총선카드로 활용할 생각만 하는 청와대와 집권여당에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나라가 망하든 말든, 국민이 살든 죽든, 총선만 이기면 된다는 발상이 놀랍다”라며 “집권욕에 눈 먼 민주당”이라고 지적했다.
민주평화당 김재두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집권여당이 국가적 위기상황인 일본의 무역보복을 당리당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라며 “소위 문재인 정권의 실세중 실세 양정철 원장이 책임지고 있는 민주연구원이 자발적으로 이 보고서를 작성한 것인지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배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