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중위소득 120% 이하 노인이라면 누구나 의료비 부담 없이 치매 여부를 진단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비용 지원 상한액을 두 배 가까이 늘린다.
보건복지부는 치매국가책임제 내실화 정책 가운데 하나로 치매안심센터에서 치매 진단검사 비용 지원 상한액을 현행 8만원에서 15만원까지 확대한다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치매 의심 노인은 선별검사, 진단검사, 감별검사 등 3단계 검사를 거쳐 치매여부와 원인을 확인한 후 약물·비약물 치료를 받는데, 1단계 선별검사(MMSE-DS 검사 등)는 지금도 60세 이상 노인이라면 치매안심센터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이번에 비용 지원 상한액이 상향된 치매 진단검사는 선별검사에서 인지저하로 분류된 노인을 대상으로 치매여부를 판단하는 치매 검사 2단계에 해당한다. 임상심리사나 전문 훈련을 받은 간호사가 신경인지검사를 수행한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의가 진찰해 치매 여부를 진단한다.
우리나라에선 CERAD-K(정신과)와 SNSBⅡ(신경과) 신경인지검사가 널리 사용된다.
한편 정부는 2017년 9월 치매국가책임제 발표 이후 건강보험 적용을 통해 상급종합병원 기준 20만원 수준이던 정신과 검사비를 6만5000원으로, 30만~40만원가량이던 신경과 검사비를 15만원 수준까지 낮춘 바 있다.
그간 중위소득 120% 이하(4인가구 기준 553만6000원) 노인은 진단검사 시 8만원까지 비용을 지원받고 있어 정신과 검사는 비용 부담이 없지만 신경과 검사에선 본인부담금이 최대 7만원까지 발생했다.
하지만 7월부터 비용 지원 상한액이 15만원으로 상향되면 소득기준을 충족한 노인들은 비용 걱정 없이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치매안심센터에서는 지금도 진단검사를 무료로 시행하고 있다.
진단검사에서 치매로 진단받은 노인이 치매원인을 확인하는 3단계 감별검사도 건강보험 적용과 비용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2017년 12월 뇌 자기공명영상장치(MRI) 검사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전체 비용의 30~60%만 본인이 부담하면 된다.
약 60만원이었던 MRI 검사비용은 기본촬영이 7만~15만원, 정밀촬영이 15만~35만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중위소득 120% 이하 노인은 감별검사 때도 11만원까지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전국 256개 보건소에 설치된 치매안심센터서 2017년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무료로 제공한 검사건수는 선별검사 269만건, 진단검사 12만건에 달한다.
의료기관에서도 4만명과 4만5000명이 진단검사와 감별검사를 받으면서 검사비용을 지원받았다.
양성일 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은 “진단비용 지원 상한 확대는 정부가 치매국가책임제의 주요 과제였던 치매 의료비용 부담 경감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재가 치매환자 돌봄 강화, 치매관리 사각지대 해소 등 치매국가책임제 내실화가 착실히 추진돼 치매환자와 가족들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리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한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