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게임은 골프채가 없으면 경기를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골퍼에게는 경기 내내 믿고 의지해야 하는 필수도구다.
즉 채(장비)에 대한 신뢰가 경기결과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며 신뢰란 골퍼의 마음가짐에서 나오는 믿음이다.
스윙 잘못 즉 자기탓인데도 채탓을 하고 싶은 심리나 채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이 생기는 순간부터 실제스윙은 무너지기 시작한다.
아무리 싸구려 브랜드에 엉터리 사양 또는 짝퉁일지라도 사용자가 한 번 신뢰하기 시작하게 되면 심리적으로 자신감과 편안함이 느껴져서 굿샷 확률이 높아진다.
그래서 ‘네 채를 믿어라’ 라는 말이 제품 홍보에도 이용되며 골프는 마음가짐의 문제 멘탈게임이라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채를 사용하는 주체 즉 채의 주인은 그 사람의 신체가 아니라 그 사람의 마음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핏팅 전문가의 가장 중요한 의도는 사용자의 신뢰를 유발해서 마음과 몸을 편안하게해 주는 것이다.
필경 사양이 역학적 원리에 안 맞는 엉터리 제품일지라도 사용자가 고집하는 사양대로 제조해 주면 구매자는 심리적으로 만족하게 되고 실제 사용효과도 높다고 한다.
‘내 채가 최고야’ 라고 자신감을 얻을 때 실제 성적도 좋아진다고 한다. 이런 기대심리를 이용하여 제조사들은 실제사양과는 상이한 소비자가 기대하는 수치를 표시한 제품을 만들어 파는 경우가 많다.
최신 기술이 접목된 장비가 과연 더 멀리 공을 쳐낼 수 있을까.
비거리를 나게하는 역학적 요소들은 로프트 각도, 샤프트 길이, 스윙 스피드, 반발계수, 그리고 알맞는 공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클럽 제조사들은 ‘더 멀리’ 라는 홍보 슬로건을 뒷받침하기 위한 손쉬운 방법으로 헤드 페이스의 로프트 각도를 조금씩 낮추고 있는 추세다.
최신의 클럽이 멀리 나가는 이유가 클럽 제조기술의 발달때문이 아니라 헤드 페이스 로프트 각도의 조절로 비거리를 늘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클럽에 표시되어 있는 로프트 각도를 실제 측정해 보면 차이를 발견할 수가 있다. 표시보다 실제각도가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비자를 기만하는 마케팅 꼼수다.
사용자가 마음 먹고 정밀측정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특히 데모용으로 갖고 나와서 시타를 권하는 채들이 이런 경우가 많다.
자기가 사용하고 있는 7번 아이언보다 이 신제품 7번은 거리가 더 멀리 나간다고 느끼게 되면 제품은 팔리게 되어 있다.
7번 아이언을 예로 실제 로프트 각도의 변천사를 살펴보자.
1960 년대~70년대 40도
1980년대 38도
1990년대 34도
2000년대 31~33도 (2011년 업계 평균)
이상과 같이 로프트 각도의 변화에 의해 옛날 채는 거리가 덜 나고 요즘 채는 거리가 더 날 수밖에 없다. 즉 요즘의 7번 아이언은 과거의 5번이나 6번 아이언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로프트 각도에 대한 제한규정이 없기 때문에 각 아이언별 또는 우드의 경우도 비슷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페이스 반발력은 최대한 높여서 표시하려 한다. 문제는 반발력이 높을수록 파손되기 쉬워져서 A/S가 많아지므로 표시 반반력보다 실제 반발력은 낮은 경우가 많다고 봐야 한다.
1980년대 PGA 선수들 드라이버 평균비거리는 256.8야드, 2015년 평균 288.3야드다. 35년간 31.5야드 늘어서 연평균 0.90야드만 증가한 셈이다. 따라서 신제품을 출시하며 전 모델보다 월등한 비거리라는 홍보는 거짓말이다.
장비제조 역사상 월등한 성능향상은 단 한번 티타늄소재를 발견했을 때 뿐이다. 월등한 반발력으로 비거리가 급격히 향상되자 영국왕립골프협회와 미국골프협회에서 반발계수 제한조치가 내려지게 되었다.
물론 소재산업과 제조기술의 발달로 성능이 향상된 것도 사실이나 일반 골퍼들에겐 미미한 차이만 느낄수 있을 뿐이고,대부분은 로프트 각도 조절로 비거리 향상을 위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툰 목수 연장 탓 한다’ 는 말이 있다. 채를 믿고 정확한 스윙만 하면 옛날 채도 제거리가 나온다.
판촉홍보에 속고 채에 대한 불신이 앞서면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채라도 옛날 고물 채보다 거리가 덜 날 수도 있음을 명심하자.역시 조강지‘채’라는 유머도 이래서 탄생했다.
채가 비거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골퍼 마음이 비거리를 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