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로 끝날 예정이던 ‘승용차 구매 시 개별소비세율 한시 인하’ 조치가 올해 말까지 연장된다.
기획재정부는 5일 당·정 협의를 거쳐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승용차 개소세 개편 방안’을 내놨다.
이와 관련해 김병규 기재부 세제실장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배경 설명 브리핑을 열고 “연장 여부를 고민한 결과 자동차 산업이 굉장히 어렵고 내수 유지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개소세율 한시 인하를) 6개월 더 연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올해 실제 승용차 판매량이 예상치보다 더 나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기재부는 승용차 구매 시 적용하던 개소세율을 5%에서 3.5%로 30% 깎아주고 있다. 개소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정부는 경기 조절, 수급 조정, 가격 안정 등을 위해 필요한 경우 법률에서 정한 세율의 30% 범위 내에서 조정할 수 있다.
브리핑에 함께 참석한 양순필 기재부 환경에너지세제과장은 “승용차 국내 생산이 10%대로 감소하고 적자를 내는 자동차부품 기업도 증가하고 있다”면서 “관련 업계의 상황과 의견을 고려해 (개소세율 한시 인하 기간을) 연장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올해 말 이후에도 개소세율 한시 인하가 연장될지는 미지수다. ‘인하 효과가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에 김 실장은 “(6개월 연장한 뒤) 마이너스(-) 효과가 난다거나 경기 전반에 미치는 효과가 없다면 종료를 심각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답했다.
기재부는 2018년 7월19일 승용차 개소세율을 처음 낮춘 뒤 같은 해 12월31일까지 한시 인하율을 적용했다. 이후 올해 1월1일부터 6월30일까지가 2차 한시 인하 기간이었다. 이를 한 차례 더 연장, 올해 말까지 6개월 연장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재부가 개소세율을 1년 넘게 인하해주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승용차 개소세율이 낮아짐에 따라 2000만원짜리 차량을 출고할 경우 납부세액은 100만원으로 기존(143만원)보다 43만원을 덜 내도 된다. 2500만원짜리 차량은 179만원에서 125만원으로 54만원 감소한다. 개소세율 한시 인하 6개월 연장에 따른 세수 감소액은 약 1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승용차 개소세율이 낮아진 뒤 감소세였던 한국산 승용차 판매량이 증가세로 바뀐 것으로 집계됐다. 개소세율이 5%였던 2018년 1~6월 평균 판매량은 전년 대비 2.1% 감소한 63만1000여대였다. 한시 인하가 시작된 이후인 같은 해 7~12월에는 66만7000여대가 팔려 월평균 2.2% 늘어났다.
다만 이 효과는 서서히 약해지는 추세다. 2차 한시 인하 기간인 올해 1~4월 판매량은 41만여대로 전년보다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승용차 개소세율 한시 인하를 한 번 더 연장하려면 개소세법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 기재부는 이달 중 시행령을 개정, 내달 1일부터 개소세 한시 인하를 차질 없이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신대현 기자